은행권의 실적 고공 행진이 계속되면서 4대 시중은행 직원들의 올해 평균 연봉이 1억 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금리 인상기에 은행들이 예금금리보다 대출금리를 더 많이 올려 벌어들이는 ‘이자 장사’를 기반으로 이 같은 연봉 잔치를 벌인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적 호황을 이어가는 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 확대, 일자리 창출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 직원들은 올해 1분기(1∼3월) 1인당 평균 2675만 원의 급여를 받았다. 지난해 1분기(2580만 원)에 비해 4%가량 증가한 규모다. 이 같은 증가세가 계속된다면 4대 은행 직원의 평균 연봉은 지난해 9040만 원에서 올해 9400만 원대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각 은행이 역대급 실적을 내고 있어 성과급 잔치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신한은행(3300만 원)과 우리은행(3100만 원)은 지난해 실적에 따른 성과급을 올 초 지급받아 1분기에 평균 3000만 원이 넘는 급여를 받아갔다. 지난해에는 국민은행이 기본급의 300%를 보너스로 지급했고 하나은행은 기본급의 200%, 우리은행은 연봉의 11.1%를 성과급으로 줬다. 올해 4대 은행의 실적은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를 뛰어넘을 기세다. 이미 올 상반기(1∼6월) 4대 은행의 순이익은 일제히 1조 원을 넘어서며 지난해 동기 대비 12∼20%에 이르는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은행권이 기록적인 실적을 바탕으로 성과급을 받는 현실을 바라보는 국민의 마음은 편치않다. 4대 은행의 실적 상승이 서민들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는 이자이익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4대 시중은행의 이자이익은 9조271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8조2680억원 대비 12.13% 늘었다. 은행들의 순익 상승폭12.07%와 비슷한 규모다. 아울러 앞서 진행된 금융감독원의 가산금리 검사에서 하나은행과 씨티은행, 경남은행 등의 대출금리 산정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난 점도 국민의 불만을 높이고 있다. 한편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잔액 기준 대출 금리(가중평균)는 지난해 5월 3,39%에서 올해 5월 3.63%로 상승했다. 이렇게 올라간 금리는 은행 대출자들의 이자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