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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환상적인 장례식' 국내도 정착하는가?

시립동부병원, 어느 말기암 환자의 생전장례식 현장

“인생 목표도 이미 정해놨다. 88세까지 사는 것이다.  너무 오래 살아도 삶이 힘들고, 너무 일찍 죽어도 하고 싶은 일을 다 못한다.  그때 딱 맞춰서 죽기가 쉽진 않겠지만 88세가 되는 날까지 살아있다면 생전 장례식을 미리 치를 생각이다.  나를 도와준 사람들과 나를 이어갈 사람들에게 감사와 격려, 꿈과 용기를 전하고 작별 인사를 나눌 것이다.  장례식을 치르고 나면 죽을 때까지 숨어 지내며 나 혼자서 생을 정리할 것이다.”

어느 글로벌기업 회장이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인생 스케줄이다.  바로 얼마전까지도 생소하던 '생전장례'란 용어가 국내외적으로 자주 등장한다. 일전 본지도 장례서비스의 한 분야로  이미 자리잡은 일본에서 거행된 생전장례 기사를 내보낸 적이 있는데 이제는 국내에서도 본격적으로 등장할 듯하다.

참고 기사 ---> 암 선고, 80세, 은퇴 CEO - 그의 웰다잉의 길




아름다운 마무리 장례의 참 뜻이 무엇이어야할지 진지하게 생각해 볼 만한 시점이다. 조선일보가 14일 거행된 생전장례 모습을 보도한 내용이다. 

"아니, 왜 꼭 죽은 다음에 장사(葬事)를 지내. 한 번은 죽어야 하는 거 너무 슬퍼하지 마시고. 이렇게 많이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14일 오후 4시 서울 동대문구 시립동부병원 3층에서 김병국(85)씨의 '생전(生前) 장례식'이 열렸다. 김씨는 1년 전 전립선암 말기 판정을 받고 이 병원에 입원 중이다. 병세가 심해 병원에서조차 "1~2주일 후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했다. '장례식장'은 김씨 병실이 있는 3층 복도 끝 세미나실에 마련됐다. '나의 판타스틱 장례식'이라고 쓰인 입간판과 방안을 채운 풍선과 꽃이 손님을 맞았다. 김씨도 평소 입던 환자복을 벗고 셔츠에 면바지를 입었다. 곧 '조문객' 40명이 도착했다.

지난 5월 병세가 악화하자 김씨는 자신이 부회장으로 일했던 노인 단체 '노년유니온' 고현종 사무처장에게 연락했다. 김씨가 "내가 죽으면 따로 장례식 하지 말고 화장해 유골을 뿌렸으면 좋겠다"고 하자, 고씨가 "그러면 살아 있을 때 장례식을 하는 것은 어떻겠냐"고 했다. 일본에서는 이런 생전 장례식이 이미 자리 잡고 있다고 한다. 김씨는 지난주 지인들에게 자신의 부고장(訃告狀)을 보냈다. "죽은 다음 장례는 아무 의미 없습니다. 임종 전 지인과 함께 이별 인사를 나누고 싶습니다. 검은 옷 대신 밝고 예쁜 옷을 입고 함께 춤추고 노래 부릅시다." 김씨의 요청대로 검은 옷이 아니라 분홍색 셔츠, 꽃무늬 블라우스를 입은 사람들도 있었다.

장례식을 시작하자 조문객들이 차례로 앞으로 나와 김씨에 대한 추억을 이야기했다. 김씨가 병원에 입원하기 전 마지막까지 일했던 '종로구 시니어클럽' 관장 전석달(58) 신부는 "아픈 이별보다 모두가 함께 모여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오히려 뜻깊다"고 말했다. 김씨는 1933년 평안북도 용천에서 태어나 열네 살 때인 1947년 외삼촌과 함께 서울에 왔다. 대한전선에 취직했고, 전쟁 중이던 베트남에서도 일했다. 건설 회사 몇 군데를 다니다 20여년 전 퇴직했다. 결혼해 아들·딸을 뒀지만 지금은 절연했다고 한다. 정부 '노인일자리사업'에 지원해 다른 독거 노인을 돌보고 받는 돈과 기초연금으로 살았다. 작년 4월 건강이 나빠져 병원에 입원해서야 전립선암이 온몸에 퍼져 있는 것을 알았다. 연명 치료도 받지 않기로 했다.

조문객의 말이 끝나자 김씨가 마이크를 잡고 평소 좋아하던 양희은의 '아침 이슬'과 여성 듀엣 '산이슬'의 '이사 가던 날'을 불렀다. 조문에 대한 답사(答辭)인 셈이다.

"이사 가던 날 뒷집 아이 돌이는, 각시 되어 놀던 나와 헤어지기 싫어서, 헤어지기 싫어서 헤어지기 싫어서…."

조문객들은 두 시간 동안 다과를 나누며 김씨에 대해 이야기했다. 기력이 부친 김씨가 병실로 돌아가려 하자 조문객들은 웃으며 그와 포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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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교만큼 중요한 죽음준비 -김영심 웰다잉전문강사 임신 10달동안 태명에서부터 음식, 음악, 독서, 태담, 동화, 영어와 수학으로 학습태교까지 하고 있다. 태어날 아기를 위해 정성스럽게 최선을 다해 태아교육을 하고 있다. 탄생만큼 중요한 죽음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보건소나 노인대학 강의시 죽음준비를 하고 계신가요?라고 물으면 “나는 죽음준비 다 해놓았어요.”라고 대답을 하시는 분이 계신다. 어떻게 하셨느냐?고 물으니 윤달이 있어서 수의를 해 놓았고 영정사진도 찍었다고 하신다. 결국 수의와 영정사진만이 죽음준비를 대신하고 있다. 죽음준비 강의 후에 ‘내가 죽는다는 것은 생각을 안 해봤는데 죽는다고 생각하니 서글프다’ ‘죽음에 대해 막연히 두려웠는데 오늘 강의를 듣고 나니 오히려 편안해지네요.’ ‘사는동안 잘살고 죽음도 잘 받아 들여야겠어요.’ ‘확 깨게 만들어 주셔서 감사해요’ ‘집에 가서 자식들하고 나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네요’ ‘이런 강의 처음 들었어요’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준비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어 좋은 시간이었어요.’ 등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셔서 감사하고 있다. 처음에는 학장님이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죽음 이야기는 하지 마세요’라며 못을 박으며 ‘신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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