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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 생명존중문화, 어떻게 실현하나?  -최승호 박사

한국은 2003년 이후 14년간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를 기록하다가 2017년 리투아니아의 OECD 가입에 따라 그 해만 자살률 2위를 기록하였으나 2018년 다시 1위를 차지하였다. 우스갯소리로 OECD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벗어나려면 우리보다 사회적 환경이 더 심각한 국가가 회원국이 되든지 한국이 회원국을 탈퇴하든지 두 가지 방법밖에는 없을 거라는 이야기가 있다. 그만큼 극렬한 경쟁과 사회 전반적인 생명존중 인식 부족, 그리고 정부와 지자체의 자살 예방 노력도 자살률에 비하면 상당히 부족해 보인다. 


자살에 의한 사망자 수는 2018년 총 13,670명으로 전년 대비 1,207명이 많은 9.7% 증가하였다. 1일 평균 자살 사망자 수는 37.5명이다. 자살률은 80세 이상 연령층을 제외한 전 연령에서 증가하였으며, 특히 10대(22.1%), 40대(13.1%), 30대(12.2%)에서 크게 증가하였다.


한국에서 하루에 37명이나 생명을 포기하는 일이 발생한다는 사실 앞에서도 우리는 무감각하다. 조국 사태, 패스트트랙 같은 정치 사회적 이슈나 생태적 보전, 민주주의, 인권, 통일, 남녀평등 같은 어떤 보편적인 가치보다 생명의 가치가 우선되어야 하는데도 말이다. 


지자체별 자살률을 비교하면 2018년 기준 인구 십만 명당 자살률이 충남 33.5명, 강원도 33.1명, 충북 31.1명이다. 지역 정신보건 및 자살예방사업이 원인 분석에서부터 중요한 역할을 하여야 한다.
자살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약 6.5조원이다(2014년, 건강보험공단).

 

이는 자살 사망자와 관련된 내부 비용(진료비와 우울증 치료비, 응급 이송비, 수사비, 조기 사망비 등)에 자살자 가족과 관련된 외부 비용(진료비, 교통비, 작업손실비 등)을 함께 고려해 추계한 것이다. 사망원인별 사회경제적 비용은 암이 14.0조원, 뇌혈관질환이 5.2조원, 심장질환이 4.0조원이다. 

2018년 자살예방예산은 168억원으로 일본의 7,833억원에 비해 2.1% 수준이었다. 2019년 218억원, 2020년 자살예방 정부안은 전년보다 71억원 증액된 289억원이지만 일본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예산이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는 말이 있지만 죽는 것보다 사는 것이 더 고통스러운 사회라면, 자칫 순간적인 판단을 잘못하여 자살시도자를 예방하지 못한다면, 또한 고통 속에서 도움의 시그널을 주변에 보냈는데도 외면당해 막다른 지경으로 치달렸다면. 복합적인 자살 원인으로 우울증 등 정신과적 문제나 경제적인 빈곤도 중요하겠지만 고통 받는 사람에 대한 주변의 관심과 배려의 공동체 문화를 조성하는 것 또한 중요한 지역 자살예방대책이 될 수 있다.


자살예방사업에 지역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대부분 예산과 인력 부족의 한계를 갖고 있다. 자살률이 낮은 지역들을 보면 자살예방에 지자체장의 의지와 관심이 큰 작용을 하여 예산에서부터 지원이 다르게 나타난다. 


모범 사례로 광주 광산구는 자살률 감축을 위해 자살예방 인식개선 교육·캠페인 실시, 생명지킴이 양성, 생명지킴이의 집 위촉, 생명존중 벽화 조성 등 지역 색을 살린 생명존중 사업을 추진했다. 그 결과 광주 자치구에서는 유일하게 ‘지역안전지수 자살분야’에서 안전 1등급 성과를 이뤘다. 


충북 영동군은 높았던 자살률이 생명존중 문화 확산을 위한 다양한 시책 발굴과 체계적인 사업을 추진해 통계청 발표 2018년 사망원인통계 인구 10만명당 연령표준화 사망률 중 자살률이 13.8명으로 도내에서 가장 낮았다. 영동군의 최근 실제 자살자수는 2016년 24명, 2017년 26명, 2018년 11명이다.

 

영동군은 프로젝트 ‘우리는 짝꿍 홀몸노인 친구 맺기’를 추진하였으며 동시에 군 경제과와 연계해 관내 사업체를 돌며 청장년 자살예방 교육을 강화했다. 1,071명의 생명지킴이 양성, 농약안전보관함 보급, 생명존중캠페인을 벌이며, 군민들의 인식 개선에도 집중했다. 또한, 정신건강치료비와 우울치료비 등 4,000여만 원의 예산을 확보해 정신건강에 힘썼으며, 경제적인 문제를 겪고 있는 군민들에 대한 유기적인 복지연계로 삶의 질을 높였다.  


서울의 성북구는 일찍이 구청장의 지원과 의지에 힘입어 성북구 자살예방센터에서 관내 20개동에 마음돌보기, 게이퍼키퍼(마음가족) 양성을 추진해 왔다. 2013년 보건복지부가 시작한 '생명지킴이(자살 예방 게이트키퍼)' 양성은 자원봉사자로 구성된 생명지킴이들은 주변에 사는 자살 위기자를 방문해 관리하고 이들이 필요한 상담이나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전문기관에 연결해주는 사업이다.

 

지난 2012년 생명지킴이 사업을 시작한 성북구에서는 올해 주민 220명이 생명지킴이로 활동하면서 노인 402명을 돌보고 있다. 2017년 성북구 노인 자살자는 20명으로, 사업 전인 2011년 자살자 50명에 비해 60% 감소했다. 


생명존중문화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의 인식과 관심이 자살률을 낮추는 가장 중요한 열쇠라는 점을 명심하도록 하자. 

 

<필자 소개> 최 승 호 


약력: 독일 라이프찌히 대학교 사회정책학 박사
한신대 학술원 연구교수
현재 충북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주관심분야 : 노인복지정책, 고용과 사회보장, 생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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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교만큼 중요한 죽음준비 -김영심 웰다잉전문강사 임신 10달동안 태명에서부터 음식, 음악, 독서, 태담, 동화, 영어와 수학으로 학습태교까지 하고 있다. 태어날 아기를 위해 정성스럽게 최선을 다해 태아교육을 하고 있다. 탄생만큼 중요한 죽음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보건소나 노인대학 강의시 죽음준비를 하고 계신가요?라고 물으면 “나는 죽음준비 다 해놓았어요.”라고 대답을 하시는 분이 계신다. 어떻게 하셨느냐?고 물으니 윤달이 있어서 수의를 해 놓았고 영정사진도 찍었다고 하신다. 결국 수의와 영정사진만이 죽음준비를 대신하고 있다. 죽음준비 강의 후에 ‘내가 죽는다는 것은 생각을 안 해봤는데 죽는다고 생각하니 서글프다’ ‘죽음에 대해 막연히 두려웠는데 오늘 강의를 듣고 나니 오히려 편안해지네요.’ ‘사는동안 잘살고 죽음도 잘 받아 들여야겠어요.’ ‘확 깨게 만들어 주셔서 감사해요’ ‘집에 가서 자식들하고 나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네요’ ‘이런 강의 처음 들었어요’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준비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어 좋은 시간이었어요.’ 등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셔서 감사하고 있다. 처음에는 학장님이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죽음 이야기는 하지 마세요’라며 못을 박으며 ‘신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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