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6 (화)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다시 각광받는 애완견 사업

 
▶동물 키우는 노년 점점 늘어, 개 10살이면 사람 나이 70살… 주인과 관절염 같이 걸려 절뚝
"가족같은 애완견 잃고 난 후 동물 장례업체서 일하겠다"

▶열한 살 마르티즈 "예삐"는 석 달 전 신장결석을 앓다가 죽었다. 비 오는 날 길을 잃고 파출소에 맡겨진 녀석을 데려다 키운 지 10년 만이었다. 설완종(62)씨는 예삐의 마지막 순간을 생생하게 떠올렸다. "피오줌을 보고 바닥에 늘어져 있으면서도 내게 꼬리를 흔들어요. 그렇게 착한 녀석인데, 눈도 못 감고 죽었어요. 목욕탕에서 축 처진 몸을 씻기려는데…." 목이 멘 설씨는 쉽게 말을 잇지 못했다.

예삐는 지난해 사업을 정리한 뒤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던 설씨의 애완견이자 가장 가까운 친구였다. 석 달 넘게 예삐의 추억을 더듬던 그는 17일부터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이 후원하는 "에이지(AG)펫"이라는 반려(伴侶) 동물 장례 업체에서 일하기로 했다. 직원 12명 모두가 60세 이상인데, 이 중 70%는 반려 동물의 죽음을 경험해본 사람들이다. 현장에서 반려 동물의 시신을 수습하는 의전(儀典)을 맡은 설씨는 "반려 동물을 잃은 사람 마음은 누구보다 우리가 잘 안다"고 말했다.

▶노인 가구 27%, 반려 동물 키워

반려 동물 장례 서비스는 고령화와 핵가족화로 점점 고립되고 있는 노인들이 외로운 노년의 동반자로 반려 동물을 키우는 사례가 점점 늘면서 나타나는 새로운 풍속도다. 반려 동물 장례 업체는 이미 6개가 성업 중이지만, 노인층을 겨냥해 노인들이 운영하는 업체까지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우리나라 전체 가구 중 노인 가구(가구주가 65세 이상)의 비중은 17.4% 298만 가구에 이른다. 이 중 3분이 1이 독거(獨居) 노인인데, 결혼 후 분가(分家)가 당연시되는 추세를 감안하면 전체 6~7가구 중 한 가구는 자녀 없이 노인들만 외롭게 사는 가구다. 대도시는 이 비율이 더 높다. 2020년에는 5가구 중 1가구가 노인들만 사는 가구가 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이 노인 가구들이 외로움을 달랠 대안으로 선택하는 것이 개나 고양이 같은 반려 동물이다. AG펫 서비스 아이디어를 낸 경북대 창조캠퍼스 노성종(경영학과)씨는 반려 동물을 키우는 국내 노인 가구를 약 80만 가구로 추정했다. 이는 전체 노인 가구(298만 가구)의 27%로, 전 연령대 평균(17%)보다 10%포인트나 높다. "뽀삐상조"를 운영 중인 노씨는 "가족 같은 반려 동물을 잃는 경험을 해 본 어르신들이 반려 동물 장례 서비스를 하면 노인 일자리도 제공하고, 고객 만족도도 높일 수 있어 매우 유망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 ▲ 애완견을 품에 안고 온 여성들이 한 거리 행사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애완견과 함께 노년을 보낸 노인들이 자연사(自然死)한 애완견과의 이별을 슬퍼하며 전문 업체를 통해 애완견의 장례를 치러주는 사례가 늘고 있다.
▶주인과 함께 늙고 병드는 반려 동물

AG펫의 반려 동물 장례 서비스 이용료는 15만원부터다. 반려 동물의 크기나 장례 절차 등에 따라 차이가 난다. 현재 1조~4조원 규모인 국내 반려 동물 산업에서 장례 서비스는 약 5% 내외를 차지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한국펫산업협회 관계자는 "국내 반려 동물 용품 시장은 선진국과 비교해 아직 각종 액세서리와 장신구 시장 비중이 더 큰 편"이라고 말했다.

전체 노인 가구의 절반 이상이 반려 동물을 키우는 미국이나 프랑스는 반려 동물 장례는 기본이고, 사망 당시 모습을 본떠서 간직하게 해주는 데드 마스크(dead mask) 서비스, 주인과 반려 동물이 함께 묻힐 수 있는 합장(合葬) 서비스도 등장했다.

노인들은 반려 동물을 5~10년 이상 키운 경우가 많다. 개는 열 살이면 사람 나이로는 70세에 해당한다. 그래서 동물도 노화로 인한 각종 병에 시달린다. 지난 2000년 2250여개였던 전국 동물병원은 3000개를 훌쩍 넘어섰다. 서울 서초동의 한 수의사는 "병원에 오는 동물 보호자의 20~30%가 노인층인데, 수십만원 하는 병원비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 했다. 8~9세가 넘은 노견(老犬)은 애견보험도 들기 어려워 진료비 부담은 더 크다. 우리나라 국민이 반려 동물에 쓰는 연간 진료비만 5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열두 살짜리 슈나우저 "줄리"를 키우는 김모(65)씨는 "나랑 줄리는 똑같이 관절염에 걸린 환우(患友)"라며 "외출에서 돌아오면 절뚝거리는 다리로 뛰어와 나를 반갑게 맞아주는 모습에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 해외의 경우

▶NYT 여성편집인 애브람슨, 애완견 양육기서 삶 다뤄
▶"미국은 4500만 가구가 개를 자식 또는 영혼의 동반자로 키우는 나라다. 개 키우기는 미국인들 삶의 핵심적 부분이 됐다."
▶지난달 뉴욕타임스(NYT) 역사 160년 만에 여성으로선 최초로 편집인 자리에 오른 질 애브람슨(57)이 최근 애완견 양육기 "퍼피 다이어리(Puppy Diary)"를 펴냈다. 개 많이 키우는 미국에서도 "뉴욕타임스 편집인의 첫 저서치곤 한가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지만, 월스트리트저널 탐사보도 전문기자로 이름을 날렸던 이 관록의 언론인은 "미국인의 보편적 삶과 정신세계를 진지하게 다뤘다"고 말했다.

애브람슨은 NYT 공동 편집국장이던 2009년 골든리트리버 새끼 암컷 "스카우트"를 입양한 뒤 NYT 온라인 칼럼을 통해 1년간 16회에 걸쳐 남편과 함께 개를 키운 기록을 연재했다. "말 못하는 환자가 아플 때" "가장 필요한 건 인내심" "청소년기는 어떻게 오는가" 등의 논픽션 같은 글이 독자를 매료시켰다.

반면 다른 언론에서 "NYT 편집국장이 이렇게 사적인 일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지 몰랐다" "맨해튼의 잔디 딸린 고급주택에서 개가 비싼 먹이 먹고 개 전용 수영장 다니는 이야기나 늘어놓는 건 그럴 형편이 못 되는 사람들에게 박탈감을 느끼게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애브람슨은 "기자의 블로그는 개인 일기장이 아니다. 블로그도 기사와 같은 수준의 정확성과 공정성을 갖고 세심하게 편집해 내놓아야 한다"며 완성도에 신경을 썼다고 한다.

이 책에는 자녀를 모두 키워 내보낸 그가 2007년 첫 애완견을 잃고 두 달 후 교통사고까지 당해 3개월간 누워 지내며 극도의 우울증에 빠진 경험, 그로 인해 "다시는 개를 키우지 않겠다"고 다짐했다가 다시 가족 권유로 스카우트를 만나 의욕을 되찾는 과정이 담겼다.

또 여성으로서 가정과 직장 일을 병행하며 벌이는 줄타기, 나이 먹으면서 오는 깨달음 등을 진솔하게 펼쳐냈다고 유에스에이투데이(USA TODAY)는 전했다.



배너

포토뉴스


태교만큼 중요한 죽음준비 -김영심 웰다잉전문강사 임신 10달동안 태명에서부터 음식, 음악, 독서, 태담, 동화, 영어와 수학으로 학습태교까지 하고 있다. 태어날 아기를 위해 정성스럽게 최선을 다해 태아교육을 하고 있다. 탄생만큼 중요한 죽음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보건소나 노인대학 강의시 죽음준비를 하고 계신가요?라고 물으면 “나는 죽음준비 다 해놓았어요.”라고 대답을 하시는 분이 계신다. 어떻게 하셨느냐?고 물으니 윤달이 있어서 수의를 해 놓았고 영정사진도 찍었다고 하신다. 결국 수의와 영정사진만이 죽음준비를 대신하고 있다. 죽음준비 강의 후에 ‘내가 죽는다는 것은 생각을 안 해봤는데 죽는다고 생각하니 서글프다’ ‘죽음에 대해 막연히 두려웠는데 오늘 강의를 듣고 나니 오히려 편안해지네요.’ ‘사는동안 잘살고 죽음도 잘 받아 들여야겠어요.’ ‘확 깨게 만들어 주셔서 감사해요’ ‘집에 가서 자식들하고 나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네요’ ‘이런 강의 처음 들었어요’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준비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어 좋은 시간이었어요.’ 등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셔서 감사하고 있다. 처음에는 학장님이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죽음 이야기는 하지 마세요’라며 못을 박으며 ‘신나고

발행인 칼럼

더보기
[칼럼] 상조단체 상조협회 이야기
조직이란 소속된 구성원들의 친목과 함께 공동 발전을 위한 네트워크란 점이 핵심 존재이유라고 할 수 있다. 한국상조산업계도 2021년을 기점으로 비영리 공인 단체를 가지게 되었다. 비록전국적인 단일조직은 아니지만 어쨋든 공식 '사단법인'이란 점에서 의미있는 발전이다. 한국상조산업협회는 설립 허가를 받은 후 박헌준 회장 이름으로 “공식적인 허가 단체로 거듭난 협회는 회원사와 더불어 장례문화발전과 상조업계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표시했다. 기자는 관련 기사에서 경험에서 우러나는 희망사항을 곁들였다. 40년의 역사를 가진 한국상조산업의 문제점은 원래의 본향이었던 상부상조, 아름다운 품앗이의 핵심, 장례문화를 제대로 발전시킬 수있느냐 하는 것이다. 그렇다는 것은 의례서비스의 근본을 떠나 소위 결합상품 내지는 의례와 거리가 먼 라이프서비스로 주업태를 변경시켜 가며 이윤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상조고객의 대부분이 미래 장례를 목적으로 가입한 것이라면 상조산업 발전과 장례문화 발전이 동일한 의미를 가져 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지난 12월 24일자로 공정위의 허가를 받은 '사단법인 한국상조산업협회'가 설립목적으로 명시한 "상조산업의 건전한 발전과 소

해외 CEO 칼럼 & 인터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