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르냐찌노 2 주거유적에서는 두 곳(제3~4구역)에서 발굴조사를 실시하였다. 제3구역은 전년도에 발해와 옥저의 쪽구들을 발굴 조사하였던 곳으로서, 금년도에 북서쪽으로 확장하여 추가 조사를 하였다. 이곳에서는 테라스의 가장자리 부분에서 19세기 말의 것으로 추정되는 온돌 유구(9호 주거지) 1기가 조사되었다. 이 온돌 유구는 길이가 약 2.5m, 폭이 약 2.7m로 규모는 비교적 작으나, 아궁이와 구들이 모두 온전하게 남아있어 당시 온돌의 모양과 구조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 흥미로운 것은 한 유적에서 서로 매우 가까운 거리에서 옥저, 발해, 한인 이주민들의 온돌이 함께 조사되었다는 사실이다. 이는 연해주에서 한인들의 전통이 옥저에서 시작하여 발해를 거쳐 19세기에 이르고, 다시 오늘날까지 계속됨을 보여주는 대단히 중요한 역사적 자료라 할 것이다.
한편, 제3구역의 사이에 남겨 둔 둑을 제거하고 추가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년도에 조사된 옥저 쪽구들(5호 주거지)은 “ㄷ”자 모양이며, 전체 길이는 3.9m로서 규모가 작지 않음이 확인되었다. 또한 이보다 약간 이른 시기의 것으로 생각되는 역시 옥저의 것인 쪽구들(7호 주거지)이 추가로 1기 더 조사되었다. 7호 쪽구들은 5호 주거지와 직교하는 상태로 노출되었으며 길이가 2.4m로 작은 편이다.
제4구역은 발해와 옥저의 문화층이 확인되었으며, 발해의 것으로는 폐기물 구덩이와 저장고로 추정되는 유구임이 밝혀졌다. 폐기물 구덩이에서는 다량의 토기편과 동물뼈, 장신구 등과 함께 발해의 토제 집모형 1점과 사슴이 양각으로 새겨진 토기편 1점이 출토되었다. 토제 집모형은 입방체 위에 사다리꼴 지붕을 올린 것으로 높이는 6.2㎝이다. 벽체와 바닥에 각각 원통형 구멍이 관통하여 내부에서 십자로 교차하고 있는데, 동일한 형식의 유물이 끄라스끼노 발해 성터에 1점 발굴된 바 있다. 토기편에 새겨진 사슴은 높이와 너비가 각각 약 6㎝ 정도이다. 앞다리가 짧고 뒷다리는 길며 엉덩이를 위로 치켜 올려 달려가는 듯한 모양을 하고 있다. 머리에는 뿔이 달려있다. 다리와 꼬리는 높낮이를 달리하여 이중으로 새겨 명암효과를 주고 있다. 전체적으로 생생하고 역동적인 느낌을 준다.
저장고로 추정되는 유구는 장방형으로, 네 벽을 돌로 쌓아 만들었으며, 바닥은 점토를 단단하게 다져 깔았고, 바닥의 한 변을 따라 큰 판석이 4개열을 이루며 놓여 있었다. 크기는 2×2.4m 정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