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이 고소사건 조사를 받으러 온 수배자의 안타까운 사연을 듣고 벌금을 대신 내준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훈훈함을 전해주고 있다. 3일 경기도 포천경찰서에 따르면 수사과 경제1팀 조사관으로 근무하는 이현수(38) 경사는 최근 인터넷 아이템 사기사건을 조사하던 중 피고소인 이모(38.여) 씨가 다른 사건으로 벌금 50만원을 내지 않아 검찰에 수배된 사실을 알게 됐다.이 경사는 수배된 사실을 알면서도 고소사건 조사 약속을 지키기 위해 경찰서를 방문한 이 씨로부터 벌금을 내지 못한 사연을 듣게 됐다. 결혼생활에 실패한 이 씨는 6살 난 딸과 알코올 중독인 아버지, 치매증세를 보이는 어머니, 정신지체 장애인 여동생, 대학생으로 경제적 보탬이 안 되는 남동생 등 다섯 식구를 돌봐야 하는데 한 달 벌이가 150만원으로 벌금을 낼 형편이 못됐던 것이다. 원칙 대로 하면 검찰에 이 씨의 신병을 넘겨 벌금을 내도록 하거나 의정부교도소 노역장에 유치를 해야 하지만 이 경사는 이 씨가 자신과 약속을 지킨데다 자칫 노역장에 유치될 경우 나머지 다섯 식구의 생계가 어려운 점을 감안, 나중에 갚는 조건으로 벌금을 대신 내줬다. 이 씨는 이 경사의 도움으로 수배에서 해제되고 사기사건도 고소인이 고소를 취하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됐다. 이 씨는 지난 2일 포천경찰서 홈페이지 게시판에 이 같은 사연과 함께 감사에 글을 올리고 "정말 열심히 살겠다"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