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세 할머니, 68년만에 눈물의 가족 상봉 ▶“날 버리고 재혼해 미웠는데” 뒤늦은 후회 68년만에 주검이 된 어머니를 만난 애절한 사연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지난 11월 서울 혜화경찰서에는 김 모(44)씨가 “외할머니를 찾아달라”며 찾아왔다. 이젠 나이가 들어 70세가 된 어머니 김 모씨가 2살 때 헤어진 어머니를 잊지 못하고 줄곧 보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김씨의 어머니 최 모(90)씨는 68년 전 핏덩어리에 불과한 김씨를 버리고 재혼을 선택했다. 김씨는 자라면서 어머니가 자신을 떠난 사연을 알고 어머니를 원망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움보다는 미움과 원망이 커서 어머니를 찾겠다고 나서지도 않았다. 하지만 딸 김씨는 어머니 마음 깊은 곳의 그리움을 느끼고 혜화경찰서에 ‘헤어진 가족 찾기’를 신청했다. 경찰은 최씨를 찾다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딸 김씨가 외할머니를 찾아 달라며 찾아오기 불과 보름 전에 최씨가 돌아가셨던 것이다. 소식을 들은 김씨는 눈물을 흘리며 오열할 뿐이었다. ‘조금 더 일찍 어머니를 찾을 걸’하는 후회만 가득했다. 김씨는 “산소라도 찾아달라”고 경찰에 호소했다. 경찰은 산소를 찾기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하다 최씨가 재혼해 낳은 아들, 딸 4명과 연이 닿았다. 경찰은 자녀들을 통해 최씨가 남긴 놀라운 유언을 알게 됐다. 최씨는 죽기 직전 “평생 가슴에 묻어둔 이야기가 있다”면서 “68년 전 버리고 온 여자아이가 있다”고 고백했던 것. 최씨는 자녀들에게 “김씨를 만나거든 가족의 일원으로 받아달라”는 유언을 남기고 눈을 감았고 40~50대가 된 자녀들도 어머니를 이해했다. 경찰의 주선으로 지난 7일 혜화경찰서 민원봉사실에서는 김씨와 최씨의 자녀들이 만남을 가졌다. 김씨는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안타까움과 새로운 가족을 만났다는 기쁨에 줄곧 눈물을 흘렸다. 김씨는 어머니가 경기도 강화 납골당에 계신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혜화경찰서 관계자는 “가족들이 참으로 좋아했다”면서 “가슴 따뜻한 만남이었다”고 말했다. [내일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