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히토(明仁·78·) 일왕이 자신의 장례식에 대해 "국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식으로 해달라"고 요청함에 따라, 일본 정부가 일왕의 장례식 간소화 방안 마련에 들어갔다. 아키히토 일왕은 최근 자신의 장례를 비용이 많이 드는 매장(埋葬) 대신 화장(火葬)·부부합장(合葬)을 해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아키히토 일왕이 이 같은 요청을 한 것은 경기침체로 왕실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따가워지자 "국민과 함께하는 왕실"의 이미지를 만들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일본 왕실을 담당하는 궁내청(宮內庁)은 15일 왕실 장례 절차 간소화 방안을 내년 봄까지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키히토 왕의 아버지인 히로히토(裕仁)의 경우, 1989년에 치러진 장례식 비용으로 97억5000만엔(약 1415억원)이 들었다. 당시 일본 왕실 장례절차(大喪�J)에 따라 대규모 장례식장이 신주쿠교엔(新宿御苑·공원)에 설치됐다. 장례식장 설치와 관련된 비용에만 29억엔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장례식 비용의 95%는 정부 예산에서 지급됐지만 당시는 일본 경제가 최절정의 버블기여서 장례 비용에 대한 비판은 많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신주쿠교엔에 장례식장을 설치하는 대신 왕궁에서 장례식을 진행하고 대규모 경찰 동원이 필요한 운구행렬도 간소화한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