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월, 여자 친구를 만나러 가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입원하자, 무려 17명의 ‘여자친구’가 달려와, 동시에 이들 여성 모두와 사귀고 있던 사실이 들통난 중국판 카사노바 ‘위안정이’. 국제적으로 ‘명성’을 얻은 위안이 이번엔 다시 신분을 세탁한 뒤 새로 만난 여자친구에게 결혼을 약속하며 2만위안(한화 334만원)을 뜯어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일 전했다.
중국 후난성(省) 창사에 사는 여성 리우는 올해 5월 중국의 모바일 메신저 위챗(WeChat·微信)으로 만난 한 남성과 연애를 시작했다. 자신을 ‘백만장자’라 소개한 준수한 외모의 이 남성은 “내 인생에서 유일한 사랑은 너뿐”이라며 유혹했고, 리우도 이런 남자의 태도가 싫지만은 않았다. 남자는 만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리우에게 청혼했다. 감격한 리우는 남자와 결혼하기로 약속하고, 그에게 부모님을 만나 뵙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남자친구는 여러 핑계를 대며 부모님과의 만남을 미뤘고, 그 대신 급한 일이 있으니 돈을 꿔달라고 했다.
그렇게 빌려준 돈만 모두 2만위안. 그를 의심하기 시작한 리우는 인터넷에서 남자친구의 신상정보를 찾고 깜짝 놀랐다. 자신의 남자친구가 지난해 중국판 카사노바로 악명을 떨친 위안이었던 것이다. 충격을 받은 리우는 남자친구를 경찰에 신고했지만, 1일 오후 경찰에 붙잡힌 위안은 증거 불충분으로 곧 풀려났다. 위안은 경찰서를 나오면서 “(내가) 나쁜 남자였던 건 맞지만, 리우와 사귀는 동안 바람을 피운 적은 없다”며 “전 여자 친구들이 다시 사귀자고 연락했지만 모두 거절했다”고 했다. 하지만 그의 여자 친구는 지난해 위안의 전 애인들이 결성한 모임인 ‘복수 연합’에 가입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위안의 바람기에 피해를 본 여성은 40명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해 그의 여성편력이 들통 난 계기는 우연한 교통사고 때문이었다. 그의 입원 소식에 병원에 몰려든 여성 17명은 서로 자신이 위안의 ‘진짜’ 여자 친구라 주장했고, 그중엔 위안의 아이를 낳았다고 주장한 여성도 있었다. 한 여성은 “1년 반 사귀었는데, 교통사고 소식에 하도 울어서 눈물도 안 남았다”고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