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 후 장례를 치르는 시간은 길어야 48시간, 그중 염습, 입관이 가장 중요한 절차인데 고인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몸을 싸매는 전통방식으로 인한 폐해가 드러났다. 화장장으로 향하는 짧은 시간에 유족들이 고인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바삐 서둘다 일어나는 현상이 수시로 보도되고 있는데 이번에는 전북 군산의 한 장례식장에서 시신이 뒤바뀌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그 전말을 연합뉴스가 보도하고 있다.
5일 오전 11시께 군산시 한 종합병원 장례식장에서 발인을 마친 A(86·여) 할머니 유족은 운구차에 시신을 싣고 인근 화장장으로 향했다. 유족들은 고인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정해진 절차에 따라 시신을 화장한 뒤 미리 정해놓은 터에 매장했다. 모든 의식을 마친 유족은 유품 정리를 위해 다시 군산으로 향하는 운구차에 올랐다. 그때 걸려 온 한 통의 전화는 슬픔에 빠진 유족의 가슴을 다시 한 번 후벼 팠다. 전화를 건 장례식장 직원은 "발인 과정에서 시신이 바뀐 것 같다. A할머니 시신은 지금 장례식장에 남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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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화장은 물론이고 매장까지 다 끝난 상황에서 장례식장 직원의 말은 청천벽력과도 같았다. 차에 오르기 전 마음을 다잡았던 유족들은 오열했고 일부는 정신을 잃기도 했다. 화가 난 유족은 끼니도 거르고 장례식장을 다시 찾아 "어떻게 시신이 뒤바뀔 수 있느냐. 선산에 이미 매장까지 했는데 어떡하란 말이냐"며 항의했다. 뒤바뀐 시신을 찾던 B(87·여) 할머니 유족들도 "누구 마음대로 허락도 없이 우리 할머니 시신을 내줬느냐. 세상에 이럴 수가 있느냐"고 울부짖었다. 장례식장은 A할머니 장례를 주관한 상조업체가 입관 과정에서 시신을 착각해 생긴 일이라고 설명했다.
장례식장 관계자는 "상조업체가 입관 과정에서 시신을 관에 잘못 넣었다. 우리도 도의적 책임은 있지만 모든 장례 절차는 상조업체가 주관했다"며 책임을 상조업체에 넘겼다. 상조업체 직원은 "시신을 관에 잘못 넣은 것을 인정하고 합당한 책임을 질 생각"이라면서도 "입관 전에 유족들이 시신을 확인했는데 별다른 문제를 제기하지 않아 시신이 바뀐 것 같다"고 해명했다. 유족 측은 "입관할 때 시신을 수의로 꽁꽁 싸매 제대로 확인하는 게 불가능했다"며 "상조업체라 장례를 믿고 맡긴 건데 이렇게 허술하게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반박했다.
[출처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