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은 누구에게도 예외가 없다. 죽음 앞에 특권은 더더욱 없다. 그런데 그런 죽음의 의미를 ‘성공코드’에 맞춰 인생을 마감한 사람이 있다. 그는 바로 미국의 최고 회계법인 KPMG그룹의 CEO였던 유진 오켈리다. 그가 죽음을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가치관으로 받아드려 인생을 마감하는 모습을 보자. 유진 오켈리는 뉴욕 태생으로 입사 30년, 53세의 나이에 세계적으로 명성있는 회사이며 미국 최고의 회계법인으로 꼽을 수 있는 KPMG그룹의 화려한 CEO자리에 올랐다. 이 자리에 오르기까지 그는 시속 160 km로 움직이는 남자였다. 달력에는 18개월 후의 일까지 기록했다. 연평균 출장 거리는 24만㎞. 가족 휴가는 회사의 야유회로 대체하곤 했다. 그는 이렇게 30년간 달리고 달려 회장이 됐다. 그는 철두철미 계획형 인간이었다. 항상 미래를 생각했다. 회사에서는 회장 겸 CEO로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았고, 개인적으로는 아내와 아이들, 가족 및 친구들과 더불어 행복한 삶을 살고 있었다. 그는 사회적 성공의 표본으로 꼽혔던 인물이다. 비즈니스의 화신이였고 효율성의 신봉자였으며 스스로 "높은 산꼭대기에 앉아 세상을 내려다보는 거대한 독수리같다"고 느꼈고 실제로 그랬다. 그러나 그는 회장에 취임한지 3년이 채 안된 2005년 5월 말기암 선고를 받았고 3개월 후 세상을 떠난다. 유능한 회계사이자 타고난 CEO였던 유진 오켈리는 자신에게 남겨진 100일동안 무엇을 할 것인가를 차근 차근 적은 다음, 초인 같은 능력으로 모든 일을 깨끗이 마무리하고 죽음을 맞이했다. 먼저 1천명 이상의 지인들에게 편지,이메일, 전화 혹은 맛있는 음식과 와인이 있는 식사자리를 통해,"작별의식"을 치렀다.장례식 계획을 직접 세웠으며 말기암 선고를 받은 그 순간부터 죽는 순간까지의 100일을 책(인생이 내게준 선물)으로 남겼다. 오켈리는 암 진단을 받은 지 채 4개월이 되지 않아서 사망했다. 책의 마지막 장은 오켈리 부인이 마무리했다. 그녀는 남편이 어떻게 죽을지, 또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교훈을 남기고 싶어 했다고 전했다. 그는 죽음에 처한 자신의 처지에 괴로워하지 않았다. 현실을 받아들이고 ‘현재의 순간’을 사는 법을 배우려 했다. 그는 이렇게 생각했다. “더 이상은 미래에 살지 말자. 그리고 다른 많은 사람들이 그러하듯 과거에 얽매이지 말자. 두 달 앞이나 한 주 앞, 또는 몇 시간 앞을 내다보며 사는 것을 그만두어야 한다. 존재하지도 않은 세계에 산다는 것은 피곤한 일일 뿐만 아니라 현재의 매혹적인 순간을 놓치고 만다는 점에서 어리석은 일이기도 하다.”라고... 그는 죽음에의 경고를 선물로 받아들였다. 남은 것은 주어진 시간을 얼마나 가치 있게 쓰느냐였다. 완벽을 추구했던 오켈리는 죽음이 가까워올수록 현실을 완벽한 것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야외에서의 식사를 방해한 ‘비’도 그에게는 시간이 준 아름다운 선물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