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수천년 전부터 대마초를 환각 물질로 사용했다는 증거가 나왔다. 대마초는 그동안 작물로서 재배되어 왔지만 환각 물질로 사용했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기에 더욱 주목된다.
12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중국과 파키스탄과의 국경 인근에 위치한 파미르 고원의 2500년 된 지르잔칼 무덤에서 대마초를 환각 물질로 사용했다는 명백한 증거가 발견됐다. 중국과 독일의 과학자들로 구성된 연구팀은 이날 출간된 세계적인 과학 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서 무덤 내 화로에서 나온 나무와 불에 탄 돌 등을 분석한 결과, 대마초에서 환각을 일으키는 주성분인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THC)이 다량 발견됐다고 밝혔다.
다만 오늘날과 같이 개인들이 대마초를 피우는 형태가 아닌 밀폐된 공간에서 향을 피우는 형태로 사용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대마초는 장례 의식을 거행하는 도중 신이나 죽은 자와 소통하는 방법으로 사용됐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마초는 적어도 기원전(BC) 4000년부터 기름진 씨앗과 섬유질 등을 위해 재배되어 왔지만 환각 물질이 많이 함유된 대마초는 언제 어디서 발견돼 사용됐는지에 대해서는 미스터리로 남아있었다. BC 1000년쯤 그리스 역사학자 헤로도토스가 쓴 '대마초 흡연의 기원은 중앙아시아'라는 한 구절 외에 다른 증거나 문건은 발견되지 않았던 것. 이에 연구팀은 이번 발견은 대마초가 환각을 목적으로 사용되었다는 최초의 구체적 증거가 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또한 높은 고도에서 자라는 대마초는 더 많은 THC를 함유하고 있다며 이것이 파미르와 같은 고산지대에서 THC 함유량이 높은 대마초가 발견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또 "오늘날 이 지역(파미르 고원)은 외진 곳이지만 한 때는 핵심 교역로인 실크로드였을 수도 있다"고 말해 세계 다른 지역으로 확산됐을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