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2 (목)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종합뉴스

 

조금 차분해진 마음으로 오던 길을 되돌아볼 때,
푸른 하늘 아래서
시름시름 앓고 있는 나무들을 바라볼 때,
산다는 게 뭘까 하고 문득 혼자서 중얼거릴 때,
나는 새삼스레 착해지려고 한다.
나뭇잎처럼 우리들의 마음도 엷은 우수에 물들어간다.

가을은 그런 계절인 모양이다.
그래서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 안의 대중가요에도,
속이 빤히 들여다보이는
그런 가사 하나에도 곧잘 귀를 모은다.
지금은 어느 하늘 아래서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
멀리 떠나 있는 사람의 안부가 궁금해진다.

깊은 밤 등하에서 주소록을 펼쳐 들
친구들의 눈매를,그 음성을 기억해낸다.
가을은 그런 계절인 모양이다.
한낮에는 아무리 의젓하고 뻣뻣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해가 기운 다음에는 가랑잎 구르는 소리 하나에,
귀뚜라미 우는 소리 하나에도 마음을 여는
연약한 존재임을 새삼스레 알아차린다.

이 시대 이 공기 속에서 보이지 않는 연줄로 맺어져
서로가 믿고 기대면서 살아가는 인간임을 알게 된다.
낮 동안은 바다 위의 섬처럼
저마다 따로따로 떨어져 있던 우리가 귀소의 시각에는
같은 대지에 뿌리박힌 존재임을 비로소 알아차린다.

상공에서 지상을 내려다볼 때
우리들의 현실은 지나간 과거처럼 보인다.
이삭이 여문 논밭은 황홀한 모자이크.
젖줄같은 강물이 유연한 가락처럼 굽이굽이 흐른다.
구름이 헐벗은 산자락을 안쓰러운 듯 쓰다듬고 있다.
시골마다 도시마다 크고 작은 길로 이어져 있다.

아득한 태고적 우리 조상들이 첫걸음을 내디디던
바로 그 길을 후손들이 휘적휘적 걸어간다.
그 길을 거쳐 낯선 고장의 소식을 알아오고,
그 길목에서 이웃 마을 처녀와 총각은 눈이 맞는다.
꽃을 한 아름 안고 정다운 벗을 찾아가는 것도 그 길이다.
길은 이렇듯 사람과 사람을 맺어준 탯줄이다.

그 길이 물고 뜯는 싸움의 길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다.
사람끼리 흘기고 미워하는
증오의 길이라고도 생각할 수 없다.
뜻이 나와 같지 않대서 짐승처럼 주리를 트는
그런 길이라고는 차마 상상할 수가 없는 것이다.

우리는 미워하고 싸우기 위해 마주친 원수가 아니라,
서로 의지해 사랑하려고 아득한 옛적부터
찾아서 만난 이웃들인 것이다.
사람이 산다는 게 뭘까?
잡힐 듯 하면서도 막막한 물음이다.

우리가 알 수 있는 일은,
태어난 것은 언젠가 한 번은 죽지 않을 수 없다는 사실.
생자필멸, 회자정리, 그런 것인 줄은 뻔히 알면서도
노상 아쉽고 서운하게 들리는 말이다.

내 차례는 언제 어디서일까 하고 생각하면
순간순간을 아무렇게나 허투루 살고 싶지 않다.
만나는 사람마다 따뜻한 눈길을 보내주고 싶다.
한 사람 한 사람 그 얼굴을 익혀두고 싶다.

이 다음 세상 어느 길목에선가 우연히 서로 마주칠 때,
오 아무개 아닌가 하고
정답게 손을 마주 잡을 수 있도록
지금 이 자리에서 익혀두고 싶다.

이 가을에 나는 모든 이웃들을 사랑해주고 싶다.
단 한 사람이라도 서운하게 해서는 안될 것 같다.
가을은 정말 이상한 계절이다


배너

포토뉴스


태교만큼 중요한 죽음준비 -김영심 웰다잉전문강사 임신 10달동안 태명에서부터 음식, 음악, 독서, 태담, 동화, 영어와 수학으로 학습태교까지 하고 있다. 태어날 아기를 위해 정성스럽게 최선을 다해 태아교육을 하고 있다. 탄생만큼 중요한 죽음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보건소나 노인대학 강의시 죽음준비를 하고 계신가요?라고 물으면 “나는 죽음준비 다 해놓았어요.”라고 대답을 하시는 분이 계신다. 어떻게 하셨느냐?고 물으니 윤달이 있어서 수의를 해 놓았고 영정사진도 찍었다고 하신다. 결국 수의와 영정사진만이 죽음준비를 대신하고 있다. 죽음준비 강의 후에 ‘내가 죽는다는 것은 생각을 안 해봤는데 죽는다고 생각하니 서글프다’ ‘죽음에 대해 막연히 두려웠는데 오늘 강의를 듣고 나니 오히려 편안해지네요.’ ‘사는동안 잘살고 죽음도 잘 받아 들여야겠어요.’ ‘확 깨게 만들어 주셔서 감사해요’ ‘집에 가서 자식들하고 나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네요’ ‘이런 강의 처음 들었어요’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준비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어 좋은 시간이었어요.’ 등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셔서 감사하고 있다. 처음에는 학장님이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죽음 이야기는 하지 마세요’라며 못을 박으며 ‘신나고

발행인 칼럼

더보기
[칼럼] 상조단체 상조협회 이야기
조직이란 소속된 구성원들의 친목과 함께 공동 발전을 위한 네트워크란 점이 핵심 존재이유라고 할 수 있다. 한국상조산업계도 2021년을 기점으로 비영리 공인 단체를 가지게 되었다. 비록전국적인 단일조직은 아니지만 어쨋든 공식 '사단법인'이란 점에서 의미있는 발전이다. 한국상조산업협회는 설립 허가를 받은 후 박헌준 회장 이름으로 “공식적인 허가 단체로 거듭난 협회는 회원사와 더불어 장례문화발전과 상조업계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표시했다. 기자는 관련 기사에서 경험에서 우러나는 희망사항을 곁들였다. 40년의 역사를 가진 한국상조산업의 문제점은 원래의 본향이었던 상부상조, 아름다운 품앗이의 핵심, 장례문화를 제대로 발전시킬 수있느냐 하는 것이다. 그렇다는 것은 의례서비스의 근본을 떠나 소위 결합상품 내지는 의례와 거리가 먼 라이프서비스로 주업태를 변경시켜 가며 이윤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상조고객의 대부분이 미래 장례를 목적으로 가입한 것이라면 상조산업 발전과 장례문화 발전이 동일한 의미를 가져 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지난 12월 24일자로 공정위의 허가를 받은 '사단법인 한국상조산업협회'가 설립목적으로 명시한 "상조산업의 건전한 발전과 소

해외 CEO 칼럼 & 인터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