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시신이 도굴당한 사실도 모른 채 20여 년간 빈 묘지를 참배해온 한 가족이 공동묘지의 관리를 맞고 있는 가톨릭 뉴욕 대교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6일 뉴욕데일리뉴스는 1970년 사망한 줄리아 스칼피아란 여성의 일가족이 뉴욕 대교구와 현지 가톨릭 교회를 상대로 맨해튼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줄리아의 묘지는 가톨릭 소유의 공동묘인 세인트 메리 공동묘지에 있었지만 지난 1989년 해당 묘지에서 일하는 직원에 의해 파헤쳐졌다. 해당 직원은 값이 비싼 것으로 알려진 줄리아의 메탈관을 팔아 넘기고 시신은 다른 묘지에 섞어 묻어버린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들은 23년 동안 이 사실을 알지 못한 채 빈 묘지에 참배를 해온 것이다.
그러나 줄리아의 오빠 마이클 스칼피아가 지난 2012년 비행기 사고로 사망한 뒤 줄리아의 시신 또한 마이클이 묻힌 묘지로 함께 이장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줄리아의 시신을 발굴하던 도중 유해와 관이 모두 없는 빈 묘지를 발견하게 됐다.
사실이 드러난 뒤 가족들은 오랜 기간에 걸쳐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줄리아의 유해를 모으고 사건의 진위를 파악했다. 억울함을 견디지 못하고 지난 5일 소송까지 제기한 가족들은 “요즘 세상에서 이런 일들이 일어난다는 것을 믿을 수가 없다”며 “20년이 넘게 텅 빈 묘지에다가 참배와 기도를 하고 눈물을 흘렸다”며 분통을 터뜨렸다고 외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