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우 칡넝쿨에 죽었다"는 동양의 격언이 있다. 힘이 세기로 천하에 무적이었던 항우는 마지막 싸움에서 칡넝쿨에 발이 걸려 넘어지면서 포로가 되어 처형당했다. 이처럼 항우 같은 천하장사도 눈앞에 칡넝쿨을 보지 못하면 패배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을 일러 주는 교훈이다. 아무리 날고 기는 재능이 있고 업적이 있어도, 작은 실수 하나에 평생 쌓은 업적이 허물어지게 되고 종래에는 실패자로 몰락하게 된다. 반대로 작은 베풂이 일생을 변화시키기도 한다. 6·25 전쟁이 한창이던 때의 이야기다. 인민군이 대구를 함락시키려고 밀어닥칠 때였다. 청년 정주영이 차를 몰고 대구로 들어가는 길에 어느 서양 여인이 길가에 고장 난 차 곁에서 어쩔 줄 모르는 모습을 보았다. 차를 세우고 고장 난 차를 돌아보니 전선 하나가 끊어진 간단한 고장이었다. 쉽게 고쳐 주었더니 그 여인이 남편의 명함을 주면서 연락해 달라 하였다. 대구 주둔 미8군 사령관의 아내였다. 며칠 후 비가 와서 일을 나가지 않는 날에 명함 생각이 나서 전화를 걸었더니 남편이 반가워하며 자기를 만나러 오라 하였다. 청년 정주영을 만난 남편은, 아내에게 고마운 일을 해 주었으니 자기가 도와 줄 일이 없겠느냐 하였다. 정주
삶 속에서 피하고 싶은 죽음을 굳이 이야기하는 여러 이유 중 하나는, 언젠가는 피할 수 없이 죽음을 맞이할 우리가 땅에 묻히는 것이 아니라 남아 있는 사람들의 가슴 속에 묻힐 수 있는 삶을 살아야만 한다는 것을 깨우치기 위함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살아 있는 동안 ‘죽음’이란 나와는 전혀 상관없을 주제로 다른 사람의 문제로만 여기며 살아가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서로의 가슴에 남겨질 여운을 만들기 보다는 오히려 사랑의 공간을 없애고 증오와 원망으로 가득 채우는 어리석음을 반복하며 살아가기 때문이다. 앞서 떠난 이들의 죽음을 떠올려보면 함께 사는 동안 나누었던 따뜻한 사랑과 이해의 그리움보다는 지우고 싶은 애증이 혼재된 상태일 때 더욱 복잡한 후유증을 남긴다. 고령사회로 인한 변화 중에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 가족 구조의 변화이다. 과거의 가족관계는 언제나 따뜻하고 화목한 사랑의 관계로 출발했지만, 최근 들어 가족 구성원의 이해에 따라서 혹은 예상치 못한 여러 변수로 인해 화목이 깨어지고 심할 경우 남보다 못한 적의를 품고 살아가는 등, 가족 해체 현상도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으며 인연을 끊고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무연사회(無緣社會)라는 신조어가 실
일본의 한 평론가가 한국에 관하여 쓴 책으로 한국 경제성장의 한계를 주제로 쓴 책이 있다. 그는 한국 경제가 그간 상당한 발전을 이루어왔지만, 얼마 가지 않아 한계에 부딪혀 성장이 멈추고 침체에 빠져들게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는 그 이유를 2가지로 들었다. 첫째는 한국인들의 몸에 배인 양반정신이다. 둘째는 한국인들은 장인정신이 약하다는 점이다. 첫째로 지적한 양반정신은 왜 해로운가? 양반은 땀 흘려 일하지 아니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양반들은 양반근성이 몸에 배어 있다. 양반은 노동을 싫어한다. 우리에게는 몸에 밴 양반근성 때문에 어느 정도 살 만하면 노동을 기피하는 풍조가 있어 경제가 지속적으로 발전하는데 지장을 준다. 두번째 장인정신(匠人精神)이 빈약함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치명적인 약점이다. 무슨 일을 하든지 정성을 들여 치밀하고 끈기 있게 임해야 하는데 대충대충 일하는 버릇이 있다. 이런저런 대형사고가 자주 터지는 것도 장인정신의 결여에 원인이 있다. 장인정신의 특성은 무엇이든 자신이 맡은 일은 자신의 혼을 불살라 마음을 다하고 정성을 다하여 치밀하고, 철저하고, 책임감 있게 해내는 데에 있다. 장인정신이 몸에 밴 사람들은 입신출세
오랫만에 고향집에 들러 부모님의 모습을 보고 ‘많이 늙으셨구나’ 라고 생각하는 순간 노령의 부모님의 건강과 맞이할 죽음에 무관심할 수 없게 된다. 죽음을 맞는 방법이나 장례식, 무덤 등 삶의 마감 방식을 건강할 때 생각하고 준비하는 웰다잉이라는 단어가 제법 가깝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사망자가 증가하는 사회임을 증명하듯이 장례와 관련된 뉴스와 TV광고가 성행하고 관련 페어가 여기저기에서 개최되고 있다. 웰다잉과 죽음 관련 서적이 속속 출판되고 있으며, 곳곳에서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 오랜 동안 사전장례의향서와 죽음문화에 대한 강연을 해온 필자로서 고령자들의 장례의식을 살펴보면, ‘자식에게 부담주고 싶지 않다’ ‘돈을 많이 들이지 않아야 한다.’라는 내용에 모두 크게 찬성하고 있다. ‘나의 장례식은 이렇게 해다오’ ‘수의는 이렇게 해다오’ 등으로 상세하게 자신의 장례식을 생각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지만 나의 장례식을 성대하게 치르라고 말하는 사람은 드물다. 간소한 장례를 생각하여 3일장보다 더 짧은 2일장 혹은 장례식 자체를 생략하기를 원하는 사람들도 늘어나는 등 장례문화의 인식 변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최근 20년간 7·80세 이상에서
모두들 자리에 앉아주십시오. 저의 동료 국민 여러분, 미셸과 저는 지난 몇 주간 우리가 받은 모든 축복의 인사에 너무 감동받았습니다. 하지만 오늘 밤은 제가 감사의 인사를 할 차례입니다. 우리가 의견을 같이 했거나 혹은 거의 생각이 일치하지 않았든 미국 국민 여러분과의 대화는, 거실이든 학교든 농장이든 공장 바닥이든, 식당이든 먼 군사 전초 기지이든 이런 대화는 저를 정직하게 해주며 영감을 주었고 제가 계속 전진하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매일 여러분에게서 배웠습니다. 여러분은 저를 더 나은 대통령으로 만들었고 여러분은 저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었습니다. 20대 초반에 시카고에 처음 왔을 때 저는 아직도 제가 누군지 알아내려고 노력했습니다. 아직도 삶의 목적을 찾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폐쇄된 제철소의 그늘에서 교회 단체와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이 거리에서 투쟁과 상실에 직면한 노동자들의 조용한 위엄과 신앙의 힘을 목격했습니다. (청중들 “4년 더”) 저는 그럴 수 없습니다. 지금 이곳에서 저는 보통 사람들이 개입하고 결연하고 함께 그것을 요구할 때만 변화가 일어난다고 배웠습니다. 여러분의 대통령으로서 8년을 보낸 뒤에도 저는 아직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2017년 정유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2016년 보건복지부는 국민 여러분의 삶의 질 제고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습니다. 주민센터가 지역주민의 삶을 세세히 살피는 행정복지센터로 거듭나도록 독려하고, 메르스 극복 과정에서의 뼈아픈 반성을 토대로 감염병 대응체계에 대한 전방위적 수술을 단행하였습니다. 항생제 내성 문제에 대해 국가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을 수립했고 의료접근성이 취약한 계층을 위한 필수 의료서비스 확대도 계속 시행 중입니다. 4대 중증질환(암·심장·뇌혈관·희귀 난치질환) 및 3대 비급여(선택진료·상급병실·간호간병)에 대한 보장성 강화로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덜어드렸으며 12세 이하 아동에 대한 국가예방접종도 총 16종으로 확대하였습니다. 2017년에는 암·희귀질환 등으로 인한 높은 의료비 부담을 경감하기 위한 정책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형평성·수용성·재정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합리적인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방안도 마련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정부는 난임 시술지원에 대한 소득 기준 폐지 및 지원금 확대, 남성 육아휴직급여 상한선 인상 등 아이 낳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정책을 꾸준히 추진해왔습니다. 맞춤형 보육도 비교적
고령사회로의 변화를 코앞에 둔 우리의 가장 큰 문제는 오랜 기간의 여명을 남겨두고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니까 과거의 겨울은 짧았지만 지금부터는 많은 것이 변해서 길고 긴 겨울을 살아내야 한다. 그래서 생애주기의 패러다임을 바꿔야하고 이제부터는 마음가짐을 달리해야하는 시점에 서있음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왕년의 나를 잊어야 한다. 인생 후반기의 삶을 과거와 연관 지어서는 힘들다. 과거를 잘 정리하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질 때 성공적인 제2의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 인생후반기에는 누구나 피해갈 수없는 죽음이라는 종착역도 기다리고 있는 시기라는 것이 다른 세대와는 중요한 차이다. 그래서 본격적인 제2의 인생을 위해서 정리해야할 3가지 과제가 있다. 첫째, 자기 자신에 대한 정리이다. 과거의 인생은 성공적인면도 있었지만, 실패와 후회, 아쉬움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인생 2막에 발목을 잡는 걸림돌이 되지 않아야 한다. 실패한 부분에 대한 후회와 집착이 있다면 빨리 벗어날수록 좋다. 그리고 열심히 살았고 최선을 다했고 즐거움도 있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려야 한다. 만일 죄책감을 느낄 잘못이 있다면 이를 정리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찾아야
일본인들에게 현장(現場)이란 단어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일본어로 현장이라 할 때의 현(現)을 ‘겐바’라 하는데 존중과 신뢰가 깃든 단어이다. 그래서 학력을 불문하고 현장 출신을 존중한다. 유능하고 헌신적인 현장 일꾼들을 고위직에 발탁한다. 실제로 도요타에서는 중학교 졸업 학력의 현장 출신을 생산라인을 총괄하는 최고책임자로 세운 적이 있다.일본어에서 현장의 현(現)은 ‘나타나다, 드러나다’라는 뜻으로 영어로는 appear / become visible의 의미이다. 현장은 회사의 다양한 문제와 그 해결방법, 회사의 분위기와 아이디어를 드러내 주는 자리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학력을 필요 이상으로 따지는 풍토여서 학력은 약하나 현장경험이 풍부한 아까운 인재들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현대 자동차의 경우 고교 출신의 유능한 현장 출신이 발탁되지 못하고 퇴사하여 자기를 알아주는 중국 회사로 옮겨간 경우가 있다. 그렇게 현장을 제대로 파악하는 인재들은 떠나고 책상물림으로 자란 행정 부서의 일꾼들이 현장을 지도하게 되니, 노사갈등이 증폭되고 회사 운영에 난조(亂調)가 일어나 잡음과 갈등이 그칠 날이 없게 된다.미국 GM자동차의 경우가 우리에게 좋은 본보기가
9월 22일 대법원은 분묘기지권의 성립 여부에 대해 이례적으로 공개변론을 진행했다. 머지않은 장래에 최종 판결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분묘기지권이란 ‘타인의 토지 위에 있는 분묘의 기지(基地)에 대해 관습법상 인정되는 지상권과 유사한 일종의 물권’을 가리킨다. 즉 정해진 조건만 맞으면 토지 소유주가 묘지 이장을 요구할 수 없는 권리를 말한다. 하지만 분묘기지권은 법률에서 정한 권리가 아니라 대법원이 인정한 판례이기 때문에 이번 판결의 내용에 따라 그 권리가 곧바로 폐지될 수도 있다.분묘기지권은 우리 고유의 매장문화에서 유래했다. 조상을 모실 땅조차 없는 사람이 대부분이었지만 화장하면 불효자라고 욕을 먹는 분위기에서 남의 땅이라도 빌려 매장하고 분묘를 쓰는 경우가 많았다. 또 한 번 묘지로 쓴 땅은 풍수지리학상 ‘음택(陰宅)’이라 해서 이후 이장돼도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것을 매우 꺼렸다. 현행 판례상 분묘기지권은 한 번 성립하면 분묘로 기능하는 한 소멸되지 않는다. 사용료를 지급하지도 않는다. 토지 소유자도 함부로 이장할 수 없다. 매우 강력한 권리다. 따라서 임야를 매수하려는 사람은 반드시 현장을 방문한 후 분묘가 있는지 철저히 살펴봐야 한다. 분묘기지권
우리나라는 산림을 가꾸는 데는 성공하였으나 산림을 활용하는 데에는 아직 걸음마 단계이다. 산림을 잘 활용하여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이다. 산림활용의 선진국으로는 독일, 일본, 캐나다, 스위스 등이 있다. 그들은 국민들 삶의 질을 높이는 데에 산림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독일은 100여 년 전부터 숲을 활용하여 질병을 예방하고 치유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왔다. 독일은 산림 치유요법에 건강보험을 적용하여 국민 의료비를 줄이는 데에 산림을 활용하고 있다. 일본은 10년 전 산림종합연구소를 설립하여 숲의 질병예방과 치유효과에 대한 의학적 연구를 추진하여, 산림의학연구를 진행해오고 있다. 또한 전국 50여 곳에 산림 Therapy 기지를 설립하여 의사를 배치하고 건강검진, 숲길 트레킹, 노천온천 등 다양한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스위스는 질병예방 효과를 높이는 숲 단련길을 500 곳에서 운영 중이며, 캐나다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산림생태학습, 산악스포츠, 캠핑장 운영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산림운용 분야에서는 아직은 후진국이다. . . 산림에서 분비되는 음이온, 피톤치드, 테르펜 등이 인체의 면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700만 재외동포와 북한 동포 여러분, 이 자리에 함께하신 내외 귀빈 여러분, 오늘은 제71주년 광복절이자 건국 68주년을 맞이하는 역사적인 날입니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신 순국선열과 건국을 위해 헌신하신 애국지사들께 깊은 경의를 표합니다.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께도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국민 여러분!대한민국이 광복의 역사를 만들고, 오늘날의 번영을 이룬 것은 결코 우연히 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식민통치 36년의 고통과 설움의 긴 세월 동안 우리 민족은 가혹한 수탈에도 광복의 희망을 잃지 않았고, 나라를 되찾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습니다. 안중근 의사께서는 차디찬 뤼순의 감옥에서 '천국에 가서도 우리나라의 회복을 위해 힘쓸 것'이라는 유언을 남기셨습니다. 윤봉길 의사께서는 '부모의 사랑보다, 형제의 사랑보다, 처자의 사랑보다도 강인한 나라와 겨레에 바치는 뜨거운 사랑을 따르기로 결심하였다'는 결사의 각오를 전하셨습니다.두려운 죽음 앞에서도 애국 열사들이 그토록 초연할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빼앗긴 나라를 되찾아 후손에게 물려주겠다는 간절함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조국의 광복은 한반도는 물론 세계 각
정치가들이 본래 할 일은 국민들을 염려해 주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지금 거꾸로 되고 있다. 지도자들이 국민을 염려하여 주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지도자들을 염려하고 있는 것이 실정이다. 지도자들이 상식 이하의 언행과 처신을 하기에 국민들이 이를 염려하는 것이다. 지금 한반도를 둘러 싼 4개국의 지도자들은 하나같이 보통 사람들이 아니다. 일본의 아베, 중국의 시진핑, 러시아의 푸틴, 미국의 오바마는 자기 나라의 이익을 제대로 지켜 나가는 뛰어난 지도자들이다. 그런 틈새에서 우리나라만이 지도력 공백상태(空白狀態)에 처하여 있다. 여간 염려스러운 바가 아니다. 우리나라 정치판에 제대로 된 지도자들이 없기는 여당이나 야당, 청와대까지 마찬가지가 아닌가 여겨진다. 지금 나라 안팎의 정세는 뛰어난 지도자가 꼭 있어야 할 때인데 그렇지 못하여 안타깝기 그지없다. 일찌기 도산 안창호 선생은 지도자 없음에 대하여 다음같이 말했다. ”우리 중에 지도자가 없는 것은 지도자가 되려고 마음먹고 힘쓰는 사람이 없는 까닭이다. 지도자가 없다고 한탄하는 그 자신이 왜 지도자 될 공부를 하지 아니하는가, 그리고 왜 지도자를 기르려 하지 아니 하는가?“ 이 시대에 우리 모두가 꼭 들어
저출산·고령화의 시대에 ‘부양의 사회화’가 긴급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의원시절 대표 발의한 사회보장기본법의 정의를 보자. 출산, 양육, 실업, 노령, 장애, 질병, 빈곤 및 사망 등이 모두 복지의 대상이다. 이런 복지를 가족의 품 안에서 챙기던 시대는 갔다. 싱글족, 독거노인 등 예전에는 보기 힘들던 새로운 가족생활이 일상화된 지금, 부양방식 전반에 관한 인식전환이 시급하다. 세계 1등의 저출산이 이어지면서 고령화 속도가 가속화된다. 복지 확대 없이는 해결이 난망한 사회적 위험들이다. 국가나 개인이 복지에 쓰는 돈을 따져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멕시코 빼고 가장 적은 나라가 한국이다. 경제의 불씨가 꺼져가는 지금 세금 걷기가 쉽지 않다고 작디작은 복지국가 대한민국을 이대로 방치하자고? 저출산·고령화의 늪에서 허덕이는 디스토피아가 대한민국의 암울한 미래일 것이다. ..고령화의 심화 속에서 자식들의 효도를 기대하는 것은 쉽지가 않아 보인다. 복지나 세금 늘리기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경제엘리트가 지배하는 대한민국, 누가 뭐래도 시장이 우선이다. 믿을 것은 자기 살 길을 찾아가는 각자도생의 복지요, 돈이 있어야 복지도 챙길 수 있는 게 우리나라
불과 한 세기 전 한국인들은 빈곤한 생활의 고통을 겪었다. 학교를 다니는 근대 교육 자체가 사치였고 여성 교육이라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할 먼 나라의 이야기였다. 이때 한국 여성을 도와준 것은 미국에서 온 여성 선교사들의 ‘기부’였다. 그들은 돈과 지식, 시간, 심지어 자기 인생 전부를 기부했다. 그들은 여름이면 빈대와 벼룩이 들끓고 겨울이면 뼛속까지 얼어붙는 열악한 거처에서 먹고 자면서 자기 돈을 들여 의복과 음식 및 교재를 준비해 처절하게 가난한 한국 민중의 딸들을 가르쳤다. 한국 최초의 근대 여성교육기관인 이화학당(梨花學堂)을 설립한 스크랜턴 여사, 이화학당의 당장이던 페인, 프라이, 아펜젤러 등 73명의 여성 선교사가 이런 삶을 살았다. 상당수는 고국에서 잊힌 노인이 돼 한국에서 죽었고 마포의 후미진 외국인 묘지에 묻혔다. 지금 잘살게 된 우리 한국인이 이들에게 느끼는 감정은 깊은 감사와 한없는 존경이다. 한국은 영국의 자선지원재단(CAF)이 발표하는 세계기부지수 순위에서 64위를 차지하고 있다. ‘주는 나의 기쁨이 받는 너의 기쁨보다 크다’는 말이 있는데 한국인의 기부지수는 해가 갈수록 하락하고 있다. 여러 기부 중에서 특히 교육에 대한 기부는 미래를
序 文 ... 대저 합치면 성공하고 흩어지면 패망한다는 것은 만고에 분명히 정해져 있는 이치이다. 지금 세계는 동서(東西)로 나뉘어져 있고 인종도 각각 달라 서로 경쟁하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실용기계연구에 농업이나 상업보다 더욱 열중하고 있다. 그러나, 새 발명인 전기포(電氣砲: 기관총), 비행선(飛行船), 침수정(浸水艇:잠수함)은 모두 사람을 상하게 하고 사물을 해치는 기계이다. 청년들을 훈련시켜 전쟁터로 몰아넣어 수많은 귀중한 생명들을 희생물(犧生物: 하늘과 땅이나 사당의 신에게 제사 지낼 때 쓰는 짐승, 소, 돼지, 양 따위)처럼 버려, 피가 냇물을 이루고, 고기가 질펀히 널려짐이 날마다 그치질 않는다. 삶을 좋아하고 죽음을 싫어하는 것은 모든 사람의 한결같은 마음이거늘 밝은 세계에 이 무슨 광경이란 말인가. 말과 생각이 이에 미치면 뼈가 시리고 마음이 서늘해진다. 그 근본을 따져보면 예로부터 동양민족은 다만 문학에만 힘쓰고 제 나라만 조심해 지켰을 뿐이지 도무지 한 치의 유럽 땅도 침입해 뺏지 않았다는, 오대주(5大洲)위의 사람이나 짐승, 초목까지 다 알고 있는 사실에 기인한다. 그런데 유럽의 여러 나라들은 가까이 수백 년 이래로 도덕을 까맣게 잊